출근길 지하철 역사로 가는 계단을 오르던중 난간아래 뭔가 있는것 같아 보았더니, 왠 비둘기 한마리가 틈새에서 죽은듯이 서있다. 죽은 비둘기 인가 하고 가까이 가서 보았더니 움찔 하는게 살아있었다.
뭔가 썩는듯한 냄새가 나는걸로 보아 어딘가 상처가 나서 곪아가고 있는것 같다. 날지도 못할 정도로 염증이 심한건지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할 뿐 도망도 치지않는다.
핸드폰을 들이대니 귀찮다는듯이 돌려 나온다. 호기심으로 찍었지만 왠지 미안하다.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들여다 보기만 할뿐 발걸음을 돌렸다.발소리가 멀어지자 비둘기는 다시 난간아래 틈새로 들어가 처음보았을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가만히 서있는다.
바쁘다. 나도 힘들다. 주위엔 더 힘든 사람들도 많지만 돌아볼 겨를이 없다. 없다기 보다는 돌아보지도 않는다. 그래 사람도 도와주지 않는데, 비둘기 한마리 내가 뭘 어쩌겠냐.
오늘 밤 퇴근길까지 살아있을지 그자리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포스팅하지 않는다면 내일까지 내가 기억할 수 있을까? 삭막하게 변해버린 내 감정이 처량하다.

